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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후기 짧았던 2박 3일의 청산도 여행
2010-08-30 22:13:50
최선영 <> 조회수 2090

안녕하세요?

8월 27일부터 29일까지 2박 3일동안 국화방에

머물렀던 커플이에요.^^

 

작년 5월 다큐멘터리 3일에 청산도가 나왔을 때

부터 청산도에 너무 가보고 싶었어요.

작년 휴가는 거제도로 가는 바람에

계획만 열심히 세우다, 이번 여름휴가를

보길도와 청산도에서 보내리라 마음먹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일이 꼬여 원래 가기로 했던

7월에 가지 못해 아쉬운 마음 달랠길이 없다가

8월 끝자락에 청산도에 가게 되었지요^^


2박 3일 일정이었지만 조금이라도 빨리 가고픈

마음에 전날 밤 서울을 출발해 완도에서 8시에

출발하는 청산도행 배를 탈 수 있었어요.

 

너무 기쁜 맘으로 배를 타고 가는데, 청산도에

다다를 무렵 비가 오더라구요.

배에서 내려 비가 너무 쏟아지는 바람에 당황해

항구앞 대기실에서 기다리다가

우비를 사서 입고 슬로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들른 곳은 서편제 촬영지와 봄의 왈츠

촬영지였어요.

정말 그 때의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워요. 비는 주륵주륵 오는데 아무도 없는

한적한 서편제 촬영장에서 비를 피하며 풍경을

내려다 보고 있으니 정말 회사 이틀 휴가내고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가 와서 슬로길을 걸으시는 분이 많지 않아

저희 둘만 그 풍경과 낭만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말 멋진 경험이었어요.

 

펜션지기님께서 픽업을 해주시겠다 하셨지만,

걷는 김에 걷자 하고 다시 펜션까지 걸어가서

짐을 풀고 지리해수욕장을 구경했지요.


둘째날..

안타깝게도 또 비가 주륵주륵..^^

비가 잠시 그친 틈을 타 한적한 지리마을 길을

걸었습니다. 하늘과 어울어진 마을 풍경이

너무나 한가롭고 정겹죠?

(그런데 이 사진을 찍고 잠시 후 또 비가내려

이렇게 맑고 예뻤던 하늘이 비구름으로

뒤덮였어요^^;;)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시간표에 적힌 시간이 되어도 버스가 오지 않아서, 전화를 걸었더니.

"잠시만요~" 하시고는 금방 저희를 태우러 오신 마을버스 기사님.

 

손님은 저희 둘 뿐.

저희 땜에 일부러 오셔서 죄송하기도 하고 너무 감사하기도 하고 (요금은 한 사람당 700원^^).

(토요일은 비때문에 배가 들어오지 않아서 버스도 운행을 안 하셨다고 하네요^^

참, 마지막날 펜션에서 항구로 돌아가는 길에 택시를 불렀는데, 마을버스 기사님이 택시기사님이셨어요~~~)



 

 

 

 

 

 

 

 

 

 

 

 


 

 

버스 기사님께서 청산도 순환버스 기사님께

손님 두 분 있다고 전화도 해 주셔서

순환버스도 탈 수 있었어요.

 

청산도 순환버스의 손님도 우리 둘 뿐!!

 

그래서 특별히 원래 코스엔 없는

도락리 빨간 등대도 들려 주셨어요.

등대 앞까지 가서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파도가 높게 쳐 정말 무서워서

입구에서 사진 한장 급하게 찍고 나왔어요.

 

저 뒤쪽에 하얀등대도 보이네요^^

 

 

 

어제 들렀던 서편제, 봄의 왈츠 촬영지는

패스하고 자성이 있는 돌로 이루어져

나침반이 말을 듣지 않는 다는 범바위

향했어요.

 

여기서 내려다 보이는 풍경도 정말 너무

멋졌어요. 날씨가 흐려 안개가 넘어가는 모습.

안개속에 있다가 얼굴을 드러나는 산 줄기.

거북바위. 그리고 저 멀리 제주도.

 

범바위 전망대에서 만나뵌 어르신께서

한라산은 보여도 제주도의 모습이 온전히

보인것은 첨이라 하셔서,

비가 오긴 했지만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또 한 번 들었어요.

 

 

 

약 두시간 반의 청산도 순환버스 투어가 끝나고 순환버스 기사님께서 솔바다 펜션을 잘 알고 계신지,

청산도 아동센터 골목 앞에 저희를 내려주셔서 숙소에도 편하게 들어갈 수 있었어요.

 

아늑하고 편안한 펜션에 들어서니 또 비가 보슬보슬.

어제 산 우비를 입고 슬로길을 걸을까 하다가

그냥 여유롭게 휴가를 즐기자 하며 지리해수욕장을 한바퀴 휘~ 돌고..

 

비오는 날엔 부침개가 딱! 이라서 부침개도 부쳐먹고 맛은 없었겠지만 펜션지기님께도 드리고^^

정말 너무 편하고 마음이 여유로워 지는 여행이었어요.

 

저희가 묵은 국화방 방문을 열면 아동센터 방향으로 갈 수 있는 뒷문(?)이 있어,

마치 전용문인것 같은 느낌도 들고 너무 좋았어요.



 

 

 

 

 

 

 

 

 

 

 

 

 

마지막날 아침 서둘러 아침을 챙겨 먹고,

어제 배가 뜨지 않았던 관계로 불안한 마음에 부랴부랴 도청항으로 향했지요.

걱정했던 대로 9시 30분배가 결항되고 항구에서 세 시간을 기다린 끝에 11시 50분 배를 타고 완도로 향했답니다.

전화로 문의를 했었더라면 11시 퇴실시간에 맞춰 여유롭게 준비를 하고 퇴실 했으면 11시 50분 배를 탈 수

있었을 텐데 아무리 전화를 해봐도 연결이 안되어 부랴부랴 항구로 나갔었네요^^

 

배를 탈 때 쯤이 되니 하늘이 얼마나 맑아지던지..

정말 아쉬운 마음이 한가득 이었습니다. 여객선실도 너무 아기자기 예쁘게 꾸며져 있더군요.

 

2박 3일의 청산도 여행.

계획했던 슬로길 걷기에는 실패(?) 했지만, 여유로움과 조용함 그리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여행이었어요.

 

정말 펜션지기님 말씀처럼 1박 2일로 갔으면 너무 짧았을 것 같아요.

2박 3일도 짧은 것 같아요.

 

바쁜 일상에서 여행을 위한 시간을 내기가 쉽지는 않지만,

계획을 잘 세워서 또 한번 가고 싶어요.

더 오랫동안 청산도를 보고 걷고 즐기고 싶어지네요.

다음에 또 뵙기를 기대합니다^^

 

참, 마지막날 부침개 반죽 치우지 못하고 와서 죄송해요.

부쳐서 드리고 올려고 했는데, 맘이 급해서 냉장고에 넣어놓고 왔네요.

양이 많아서 깜짝 놀라셨을 것 같아요.

(남자친구가 요리사라서 워낙 손이 크네요.^^;;)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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