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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후기 청산도가 그립습니다.
2012-05-18 23:02:31
들꽃지기 <> 조회수 1720

2박3일의 청산도 여행 벌써 그리워질 만큼 마음에 울림이 있는 여행이었습니다.

청산도 여행을 행복하게 해준 것들

하나-혼자 간 여행이어서 좋아습니다. 혼자는 안된다는 남편을 을르고 달래서(?) 떠난 여행.

옆사람 보조 맞출 필요없이 내가 걷고 싶은 만큼 원없이 걷고, 쉬고 싶으면 아무때나 쉬고,

주변의 풍경에 완전히 몰입하고...

둘- 도감에서나 봤던 남도의 식물들을 수없이 만나면서 이것이 생시냐 꿈이냐 싶고...

원래 남쪽으 로 갈 때는 평소에 잘 못보던 식생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이기에

미리 식물도감을 익히고 가는데 사전에 시간이 없어 그냥 갔는데....

느린 섬 여행학교에서 청산도 생태문화도감을 얻어 뒤적여보았는데,

그 다음 날 그 친구들이 내가 걷는 길에 하나씩 나타나 주었습니다.

그래서 걷는 시간은 무진장 길어졌지만 무진장 행복했습니다.

셋-걷는 길 여기 저기 봉긋봉긋 쏟아있는 무덤들....

청산도의 무덤들은 제가 본 공동묘지들처럼 한 곳에 따로 특별한 영역을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니고, 그냥 마을마다 길마다 밭자락 여기저기 삼삼오오 흩어있었습니다.

몇개의 무덤을 제외하곤 비석하나 없는 그냥 무덤...대신 예쁜 들꽃이나 띠풀이 내려앉은...

어떤 무덤은 바로 옆 자투리 땅을 조금 내어 주어 보리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산자의 영역과 죽은 자의 영역이 굳이 나눠지지 않고 어우러진 그 모습이

청산도를 더 따뜻한 섬으로 느껴지게 하였습니다.

넷-모내기 시작된 다랭이 논들...가다가 멈춰서 본 논에는 구불구불한 논마다

이미 물이 대어져 있었고. 부지런한 농부들은 이미 모내기에 열심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저는 가슴안에서 울컥한 느낌이 들었습니다.(그 땐 이유를 잘 몰랐지만...)

지금 청산도가 아름다운 이유는 쪽빛바다와 어우러진 멋진 자연풍관과 더불어

그 자연에 가장 잘 어우러진 사람들의 삶이 있어서 그런 것 같은데 지금의 모습이

얼마나 보존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을 나중에 솔바다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느꼈습니다. 다른 지역들처럼 청산도의 다랭이논들도 언제 사라질지 모르고,

설사 논이 보존된 들( 인터넷에 어디선가 이 다랭이논들을 보존 기금모으기 운동을 한다고

본 것 같습니다.) 지금 농사짓던 분들이 모두 사라지면 누가 그 일을 이어갈지...

문득 다랭이 논을 지켰가겠다는 사람들에게 안정적인 삶을 누리게 재정지원을 한다면,

젊은 사람 중에 이 일을 이을 갈 사람이 생길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섯- 멋진 분들을 만나서... 솔바다펜션에 묶으며, 저저럼 혼자 온 동무와

솔바다 아저씨랑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두 분다 멋진 분들이었습니다.

아프신 할머니 땜에 가족을 남겨두고 혼자 고향 청산도로 내려오셨는데,

생태문화해설사 모임을 꾸려가며, 자신이 태어난 청산도를 앞으로도 계속 살아있는 섬으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고민하고 노력하는 게 남은 인생의 삶의 의미라는 솔바다아저씨.

대전에서 서점에서 일하며 초등학교 아이들을 서점으로 불러 아이들이 책과 친해지는

마음이 씨앗을 심고 있다는 , 다음에 섬여행을 올 때는 동화책을 몇 권 갖고와

그 곳 학교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기증하고 가고 싶다는 건너방 하룻밤 동무...

역시 세상에는 마음 따뜻하고 멋진 사람들이 많이 사는 것 같습니다.

 

글 표현력이 한계가 있어서 지금 마음 속에 있는 생각과 느낌들을 다 선명하게 그리진 못했지만,

이 번 청산도 여행은 얼마간 마음의 양식이 될 아름다운 풍광도 많이 보고,

이전에는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시각과 고민도 갖게 하는 여행이었습니다.

 

 

다음에 기회되면, 혼자 멋진 여행갔다온 걸 무지 부러워하고 배아파하는 우리 남편이랑,

이 번에 못본 지리 해변 석양도 보고, 진산리쪽 새벽길도 걸어보고,

아저씨가 말한 산행을 하러 갈께요. 당분간 제 사정이 여의치 않지만,

마음을 내면 이뤄질 거라 믿어요. 이 번 여행도 그랬으니까....

 

 

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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